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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아들과 대화

by 낭구르진 2010. 8. 27.


아들이래서 그런지 말이 수다스럽게 많은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말이 그다지 없는 편은 아니지만  새로 시작한 학교 생활이 궁금하기 때문에 꼬치 꼬치? 캐묻게 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아~ 뭐더라~ 기억안나" 가 50% 이상입니다. 헌데 그래도 대화를 하다 보면 묻지도 않았는데 문득문득 대화를 이야기를 이어갈때가 있습니다.

요 몇일 종호가 저를 웃음짓게 만든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 합니다.

길가에 서있는 홈리스를 본 아들은 묻습니다. 이걸 기특하다고 해야 할런지 나쁜 아들이라고 해야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들 - 저 아저씨 불쌍하다. 나 저 아저씨 한테 돈주고 싶다. 왜 사람들은 그냥 가는거지?
엄마 - 뭐 바빠서 그렇겠지.
아들 - 우리집에 와서 살라고 할까?
엄마 - 음.....그럼 종호랑 같이 자야 할텐데..우린 방이 두개 밖에 없잖아
아들- 그건 싫은데 그럼 아빠보고 나가라고 할까?


늘 동생을 자의든 타의든 괴롭힌다는 이유로 아빠와 엄마에게 수난을 당하고 있는 종호는 정현이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습니다. 헌데 그래도 오빠는 오빠인가 봅니다. 

엄마 - 정현이 그냥 종호 에프터스쿨에 있는데 거기도 프리스쿨 있던데 거기 보낼까?
아들 - 안돼.
엄마 - 왜 ?
아들 - 남자아이들이 많아서 위험해.
엄마 - 왜 정현이는 덩치도 크고 힘 세잖아
아들 - 그래도 안돼. 남자아이들이 밀고 괴롭힐꺼야. 그냥 지금 프리스쿨 보내 !!

10 년째 알고 지내는 예전 회사 동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와서 1 년을 먼저 보냈다는 이유로 홍콩에서 온 그 동료에게 이런 저런 조언들을 해 주었었는데 막상 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왔더군요. 그 집 아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트레바라고 합니다. 이제까지 이 사실을 몰랐던 종호의 반응입니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 봅니다.

엄마- 트레바 아빠랑 엄마랑 같은 회사 다녀 ~
아들 - 정말 ?
엄마 - 몰랐어? 엄마친구잖아. 어제도 같이 점심 먹었는데
아들 - 정말 ? 엄마 트레바 아빠랑 결혼할꺼야?
엄마 - 트레바 엄마랑 아빠는 어쩌라고 ~
아들 - 그럼 트레바 아빠가 엄마 남자친구야 ?
엄마 - 엄마가 남자 친구 있었으면 좋겠어 ?
아들 - 아니 싫은데
엄마 - 그냥 친구야. 너도 여자친구는 하나 잖아. 다른 여자아이들은 다 친구잖아. 같은 거야.

어제는 학교 선생님께서 갑자기 전화를 해서 당황했습니다. 종호가 학교에서 놀다가 코피가 5 분간 났었다고 합니다. 많이 피곤했었나 봅니다. 

장난끼는 심한데 참 여린 아들입니다. 엄마품에 안겨서 자는 걸 갑갑해 하는 둘째에 비해 항상 엄마품을 그리고 정을 그리워 하는 여린 아들이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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