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몇주간 나름 바쁘게 달려왔는데 오늘은 꽤나 여유가 있다.
출근과 동시에 사무실에 누군가 "당" 덩어리 도넛을 즐비하게? 차려 놓았다.
얼른 커피하나 집어 들고 그나마 설탕이 적은 넘으로 집어 들었다.
아~ 오늘 50여분간 힘겹게 걷고 달렸는데 한순간에 나무아무 타불이 되고야 말았다.
아침에 남편이 주말에 뭘 할려는지 물어본다.
애들 데리고 바닷가나 다녀오자고 했다.
바닷가 가면 딱히 돈 쓸일도 없고 애들 놀리기도 좋으니까..
남편은 미련을 보인다. 1 시간 거리의 아울렛을 다녀오고 싶은...
절대 감정 감추는데 있어 익숙하지 못한 내 얼굴은 이미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나름 남편은 뭐 딱히 안가도 되고 라고 말끝을 흐리긴 하지만 아.쉬.움.이 아주 아주 진하게 느껴진다.
처음 미국에 와서 놀랐다.
옷값이 어쩜 이리도 저렴한 것인지..
그래서 어쩜 지출이 줄 수도 있겠다 잠시 착각했다.
허....나...
3년 살아본 결과 더욱 자주 때로는 더욱 과하게 지갑을 열어두고 있었다.
굳이 이유를 살펴보면
- 이건 뭐 때마다 핑계꺼리를 찾아 세일을 해 주신다.
50%는 이미 기본이고 그 이상으로 팍팍~ 그러니 귀막고 눈감고 있지 않는한 쉽지 않다. - 언제든? 가능한 리턴제도..처음에는 좋았다. 뭐 이렇게도 리턴이 되는구나. 참 좋은 나라야.
헌데 살다보니 리턴?을 염두해 두고 더 많이 더 자주 일단 먼저 사게 된다. 뭐 나중에 리턴하지 뭐..
헌데 거의 리턴하는 법이 없다. - 하루마다 돌려대는 건조기 덕분에? 짧은 시간동안 수명을 다 해준다.
여기 저기 구멍나고 쭐어들기도 하고.. - 옷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또한 사재기에도 능한 남편이 여기에 합세한다. 옷을 바꿔입고 간다고 절대 관심가지지 않는 직업이고 365일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는 사람이건만 어찌 그 욕심이 줄지를 않는건지 !
- 여기에 딸도 한몫한다. 우월한 성장 발육의 결과 한 철을 입고 나면 다시 옷을 갈아줘야 한다. 하루 종일 프리스쿨에서 구르다 보면 하얀옷은 그 정체를 잃어버리기가 쉽고 분실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 마지막으로 귀가 얇은 나. 남편은 그런다. 한푼 두푼 아끼다가 다른곳에서 나가게 된다. 교통딱지 하나 받고 나면 벌써 몇백불이고 병원한번 다녀오면 또 한순간이다. 너무 아둥바둥살지 말자고 ~ 순간 혹~하게 된다.
어쩜 모르겠다. 이러다 또 내일 남편 따라 갈수도..
우리딸의 우월한 성장발육을 언급하고 보니 기억에 남는 한마디 " 요즈음에는 저런애 잘 없잖아요"
무슨말인고 하니 지금 딸이 다니고 있는 프리스쿨에는 한국사람이 꽤나 많다. 그중 인사성 좋은 엄마가 정현이만 보면 "아휴~ 귀여워" 라고 언급한다. 헌데 난 막상 그녀의 돌도 안된 아기에게 한번도 귀엽다고 말한적이 없다. 참 못난 성격인데 나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 선척적으로 나와야 하는 모성애도 난 부족하다. 그래서 미안하다. 그래서 상대방이 우리 아이들에게 귀엽다라고 언급을 해주면 웬지 더 미안하다. 굳이 객관적인 기준에서 아주 이쁜 얼굴이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어서 또 더 미안하다.
몇일전 어김없이 " 아휴~ 귀여워" 그런다.
그래서 난 ' 귀엽긴요 얼굴도 크고~ 너무 튼튼하잖아요" 그랬다.
그녀가 그러더라 " 아니예요. 요즈음에는 저런애 잘 없잖아요"
무슨 뜻일까? 복스럽게 얼굴이 큰 오통통한 스타일의 아이들이 요즈음에는 정말 없다.
하나같이 얼굴은 탁구공 사이즈이고 다리는 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질것만 같은 애들이 대부분이다.
요즈음 정현이는 "엄마, 나도 마들렌처럼 롱헤어 되고 싶어. 나도 마들렌처럼 드레스 입을래~" 마들렌이란 친구의 이름을 달고 산다. 마들렌은 순수 백인의 피를 물려받아 작은 얼굴에 파란 눈의 금발머리다. 많이 바라지도 않고 ? 길쭉하게 자라만 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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