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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기념일

by 낭구르진 2007. 11. 27.

지난주 금요일이었나 보다.
할아버지와 통화하고 있던 종호는 수화기를 내게 내민다.
죄송스럽긴 하지만 시간이 꽤나 지났음에도 아버님과의 통화는 내게 아직도 부담이다.
딱히 할 말도 없고~ 아니 설상 할 말이 있으면 낭굴을 통해서 혹은 어머님을 통해서 해야 한다는걸
짧은 결혼생활 통한 터득한 터라, 그저 식사, 건강 그리고 날씨에 대한 안부 인사 정도..ㅠㅠ

어쨌거나..울 아버님..

" 어..다름이 아니라..느그 이번 주말이 결혼 기념일이 잖아..그래서
미리 축하할려고 전화 했다. "

( 어? 그랬었나? 잊고 있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뭐랄까 참..낭굴을 통해서나 도련님들을 통해서나 듣게 되는 아버님의 이미지는 완고하시고
독불 장군? 같은 남성적이신 분인데..이런 전화를 챙기시는거 보면..또한 새삼 스럽다.
가끔 내가 잊고 있는 제삿날을 미리 알려주시는 섬세함도 가지고 계시다)

" 어? 그랬나요? 저도 잊고 있었네요..감사합니다...."

" 그래 가까이나 있으면 뭐라도 챙겨줄껀데..멀리있으니..뭐 해줄수 있는것도 없고,,"
(뭐랄까..손주 녀석 보고 싶은 그 맘이 그대로 전해진다. ㅠㅠ 얼마나 보고 싶으실까..)

그리고 안개라 하루 종일 자욱하게 꼈던 지난 일요일..

늦은 아침은 지난 밤 먹다 남은 대구탕으로 먹었고...
점심 겸..떡뽁기를 해줬고..떡뽁기 먹다..사소한 일로 낭굴은 삐져 낮잠을 잤고..
저녁...그나마 뭐라도 외식을 할까 싶어..

낭굴에게.."뭐 먹을까" 물었더니..
"싱크대 못 봤어? "
( 낭굴은..홈쇼핑에서 무이자 3 개월 할부로 산 LA 갈비 한통 ( 부분적으로 넘 질기다.) 을 이미 녹여놨다..ㅠㅠ)
그리고 여느 밥상차림에 LA 갈비와 와인 한잔을 곁드렸다.

" 오늘이 우리 결혼 기념일이랜다..뭐 LA 갈비에 와인으로 챙겼다 생각하자.."

낭굴 왈...
"그래 ? 그랬었구나..작년에도 그냥 모르고 지나갔잖아..뭐..당신은 그런거 별로 신경 안쓰잖아? 그치"

" 누가 그래? 나 신경쓰는데..ㅠㅠ"

그리고 하루가 또 지나갔다.

모르겠다. 무슨 기념일이란거..갈수록 무뎌지는게 사실이다.
어쩌면..경상도 남자랑 살면서..그래 기대를 져버리자...그리고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한 결과라고 해야 하나 ? ㅎㅎ 결혼 7 년만에 더욱 깨닫는건..상대를 변화시키기보다..내가 변하든지 포기함이 현명 하다는 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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