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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

한해 한해..

by 낭구르진 2011. 5. 11.

한동안 블로그에 뜸했습니다.
마음에 여유도 없었지만 "틈"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눈 뜨면 자야하고 주말을 보내면 또 금방 주말이 다가오고..
나이가 들어가는 거 겠지요? 분명 생활 패턴은 달라진게 없는데 시간이 왜 이리 빨리가는지..아쉽습니다.

아직 마흔을 넘기지 않았는데 요즈음 들어 나도 나이가 드는구나 혹은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이시림입니다. 오렌지,키위,사과,포도등등을 보면 살작 긴장을 하고 맛을 봐야 합니다. 이가 놀랄까봐 말이죠.

눈시림입니다. 이걸 시리다고 표현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눈에 너무 부셔서 눈을 뜰수가 없고 눈물이 나오더군요. 얼른 선글라스를 꼈는데도 불구하고 3-5분정도 눈뜨는게 힘들더군요. 어쩌면 나이보다는 캘리의 강한 햇볕에 대한 노출때문에 더 그런것 같기는 해요.

주말에 한국에서 남편의 선배가 오셨습니다. 출장차 오셨다가 금요일 저녁을 저희 집에서 하셨고 일요일은 필요한 쇼핑을 도와 드렸습니다. 글쎄요 이걸 직업병이라고 해야 하는건지? 제가 한국에서 몇년째 일한 직장에서는 곧잘 외국에서 손님이 자주 오셔서 한국관광이나 쇼핑을 자주 도와 드렸고 나름 전 그런걸 즐겼어요. 이번에도 제가 좋아서 같이 다녔고 다니는 중에는 피곤할꺼라는 생각을 못했답니다. 헌데 막상 집에 와서 긴장이 풀리고 나니 밤에 잠을 잘수가 없을 정도로 힘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그 피로가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계속되는게 피로회복이 예전같지 않구나 실감했습니다.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각종 영양제들을 사다가 쌓아두고도 챙겨먹지 않는걸 보면 아직 제가 급하지는 않나 봅니다.   

헌데 이런 신체적인 변화도 그렇지만 정서적으로도 제가 나이가 들었구나 실감하는것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갈수록 어려워 지더군요. 한국에서는 싫던 좋던 일단은 어울려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 지면서 일종의 내성을 가지게 될것만 같은데 미국 생활이란게 내가 싫으면 굳이 함께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더 심해진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문득문득 제 몸속에 예전 엄마의 모습을 발견할때가 있구요. 

지난주 마더스데이라고 교회를 갔더니 저에게도 물어보지도 않고? 카네이션을 달아주더군요. 
그리고 종호 또래의 꼬맹이 들이 나란히 앞으로 나가 어버이 날 노래를 한국말로 불러주더라구요. 
이미 아줌마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이미 익숙하긴 한데 또 남다른 느낌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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