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지난 한주 무진장 바빴다. 때문에 조금 더 피곤했고 힘들었다.
그리고 다가온 주말이건만 충분히 쉬어 줘야 했는데 그럴려고 했건만..
김치가 다 떨어져 간다. 에휴...~~몇 포기 있기는 한데...김치를 담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토요일 오전 종호 데리고 축구하러 다녀오고 코스코에가서 먹거리를 사서 왔고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나서는 한국장에 가서 김치꺼리를 (결국에는) 잔뜩 사가지고 왔다.
배추를 사고 나니 깍뚜기를 좀 담을까? 무우를 2개 더사고..또 총각김치를 담을려고 했는데
재료가 팔지 않아 열무를 3단 사가지고 왔다.

저녁에는 낭굴의 회사 동료가 저녁을 먹기로 되어 있어 간단하게 저녁 준비를 했다. 김치를 쑹쑹 썰어넣은 제육볶음으로 ~~ 그리고 두 남자는 영화를 봤다. 그 사이 참지를 못하고 배추와 무를 소금물에 절이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되는데를 속으로 외치면서 이미 손은 움직이고 있다.
회사 동료가 10시즈음에 가고...아이들을 데리고 자러 들어가면서~ 12시에 다시 깨워줄것을 낭굴에게 부탁했다.

12시....깨어나보니 일찍 잠든 정현이도 깨어있다. ㅠㅠ 그때부터 깍뚜기를 담고...열무김치 담고...배추김치 담고..양념 양을 못 맞춰서 몇번의 멸치 다신물을 끓여내고 또 찹쌀죽을 만들어 내는지..하면서도 내가 미쳤어 미쳤어..도대체 몇시야?? 몸은 피곤하기 그지 없고 이건 배추김치가 되는건지 뭔지? 맛도 모르겠고..옆에서 정현이는 김치 양념으로 맛사지를 해대고 있고..
새벽 3시30분..일단 대충 마무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 정현이가 두달도 안될때..애보기도 힘들어 죽겠었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어 김치를 담아 보겠다면 새벽까지 일을 벌였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담은 김치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혹시래도 맛이 있어질까봐 찌개꺼리로라도 쓸수 있을까 싶어서) 결국은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고야 말았다.

그리고 쭈--욱 자줬어야 하는데
참으로 부지런한 낭굴이 6시가 되어 커피한잔을 끓여 깨우러 왔다.
그 틈에 아이들도 다 잠에서 깨어 내고야 말았다. 이런 !! 도움이 안 되다니..

그리고 교회를 갔고 종호의 레고를 사주러 마트에 다녀오고...왜 이리 한심한건지..
몸이 피곤하면 그냥...김치를 사서 먹던지 아니면 간단한 깍뚜기만을 담던지 그것도 아니면 일요일날 날 밝을때 담던지..나의 이런 "근성 (절대 몸을 놀리지 않는) " 이 고개를 들 때면 제발 손발을 꼭꼭 묶어둘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