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엇인고 하니 내가 그토록 바라던 "커피한잔의 여유" 다.
월요일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하던일 그리고 내가 배우고 싶어했던 일들을 다시 시작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사람 인연이란것이 또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끔 깨닫게 된다. 한국에서 지난 9년 동안 일하면서 쭈욱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홍콩에 있는 아시아 본사 직원들이다. 그중에서 미국에서 홍콩으로 잠시 주재원격으로 와서 있었던 매니져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지금 내가 일을 시작한 회사의 director로 회사를 옮겨 나갔었다. 우연히 연락을 하게 되었고 4 명의 면접관과 면접을 봤었다. 그 4 명이 모두 전 직장 회사 사람들이라 얼굴은 몰라도 서로 이름은 알고 있었던 터라..뭐랄까 가족같은 느낌? 편했었다. 그리고 몇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치고 지난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아침은 좀 달라져야 했다. 평소와 일어나는 시간은 같지만 더 이상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지 않아야 하고 대신 낭굴과 나를 위한 두개의 김밥 도시락을 준비하고 빨래를 돌려놓고 밀리 설겆이도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두 아이들을 챙겨 이모네 집에 데려다 준다.
다행히 아이들은 적응을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엄마가 데리러 가도 종호 왈 " 벌써 왔어?" 또한 정현이는 아침 저녁으로 전혀 울지도 않을 뿐더러 이제는 원장님께 "아빠" 를 외치고 있다. 대학생 누나가 나보다 훨씬 좋은 발음으로 책도 읽어주고 한글 학교 선생님이신 이모님께서 종호의 부족한 한글 받아쓰기도 받주시니...또한 끊임없이 먹을것을 찾아 헤매는 우리 두 아이를 챙겨 먹여주시니 이보다 더 감사할수가 없다.
그리고 저녁에 돌아오면 부리나케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반찬 가짓수는 줄고 메인요리의 다양성은 떨어지게 되는 것은 안타깝지만..뭐..그래도 하루종일 김치냄새가 너무 고팠던 나로써는 김치찌개를 일주일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때문에 출근 하루전날 배추김치, 깍뚜기, 총각김치를 왕창 담궜다. 한 두어달 편하게 먹을려고~
비록 시작일 뿐이지만....
안정된 시작을 한 것 같아 맘이 놓인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주니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