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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

동지의식

by 낭구르진 2010. 7. 28.
최근 출산휴가를 마치고 부서로 복귀한 인도 동료와 점심 도시락을 들고 카페테리아로 내려가 같이 먹었습니다. 그녀를 보고 있자면 내가 종호를 낳고 막 직장생활을 했던 때가 떠올라서 안쓰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검은 피부의 그녀 얼굴에서 피로를 확인 한다는것이 평소에는 쉽지 않은 일인데 그냥 보기에도 피곤에 절여진 모습이였습니다. 엄마가 된다는건 그 기쁨 만큼이나 많은 희생이 따르게 됩니다. 특히나 첫 아이의 경우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일과 첫 아이이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자 하는 일종의 사명감 때문에 어쩌면 더 힘들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그녀에게 난 조언해 줬다.

" 아기도 중요하지만 엄마인 네 몸도 소중히 여겨라.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가 행복할수 있는 거야. 시간은 금방 지나가는 거야. 힘내 ~~"  

 제 경험으로서는 가장 해주고 싶었던 말입니다. 모유를 먹인다고 첫애의 경우 일년동안 출근할때 마다 아이스 박스와 유축기를 들고 다니면 모유를 유축해서 먹였답니다. 물론 모유가 좋은 거야 다 아는 사실이지만 사실 그 때문에 내 몸은 몸대로 힘들고 아기는 아기대로 유두혼동으로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것 같아 아쉽습니다. 또한 육아와 살림에 지친다면 도우미를 쓴다거나 그런 방안이 충분히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했고 그 피로가 감당이 안 되어서 쉽게 짜증이 났었고 보는 사람들마다 얼굴이 너무 안 되었다는 이야기를 줄곧 들었더랬습니다. 평생 안되던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녀는 둘이나 장성한 아이로 키운 저를 부러워 했고 서로 동지의식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소 출퇴근 시간에 보수적인 부서 분위기에 대해서도 불평을 늘어놓기도 하고 엄마로써의 힘듬을 같이 나누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공립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는 미국이 한국보다는 아이들 맡기기가 더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일단 경제적인 면만 보더라도 미국이 한국의 3-5배정도 (한국이 30만원대라고 가정하면) 하기 때문에 직장맘이 아니고서는 종일반을 맡기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2-3번 혹은 5번을 파트타임으로 보내게 됩니다. 또한 시간에 있어서도 6시픽업을 워낙 철저하게 지키고 있어서 여유가 없답니다.  그녀의 경우 아기가 너무 어려서 내니를 고용하고자 알아봤고 1700불 (200만원정도) 선을 오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문득 한국과 미국의 어린이집 차이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한국의 경우 주로 셔틀버스가 아이들을 데리다 주곤하지만 가끔 엄마가 방문하는 경우에 바로 교실을 찾아가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초인종을 눌러서 현관에서 기다리면 선생님들이 와서 아이를 보내주는거죠. 반면 미국의 프리스쿨의 경우는 완전 오픈 되어 있고 또 엄마들의 발론티어를 요구합니다. 사실 발론티어 해봤지만 만만하게 볼게 아닐만큼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지만 덕분에 우리 아이를 그나마 객관적으로 관찰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더라구요.

나름 두아이를 요만큼 키운 스스로가 대견해 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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