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당장 살 집을 선택할 때 주위에서는 한결같이 학군을 고려해야 할것을 당부했습니다. 보통 저희처럼 직장때문에 왔거나 유학생 비자로 오는 경우 자녀들은 미국 공립학교를 다닐 수 있습니다. 미국 공립학교의 경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는 지역에 따라 학교가 배정되고 당연히 부동산의 가격은 학군을 따라서 움직 입니다.
하지만 다른점은 각 학교마다 등급이 매겨져서 그 정보가 완전히 오픈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매년 각 학교마다 시험을 보게 되고 그 결과가 Academic Performance Index (API) 점수로 나오게 됩니다. 그 점수에 따라 각 학교마다 1-10 점으로 나뉘게 됩니다. 다른 주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 이곳은 보통 9-10 정도되는 학교는 아주 좋은 학군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7-8 정도까지도 그런대로 괜찮은 학군에 속하지만 그 이하의 경우는 많은 학부모들이 기피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저학년 초등학교 까지 굳이 학군을 고집해야 하는지를 의아스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학군이 낮아질수록 아이들이 위험 요소에 노출되는 확률도 높고 부모들의 참여 역시도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특히나 재정이 힘든 요즈음 시기에는 그 차이가 더 뚜렷하다고 합니다.
9-10 의 학교일수록 사실 많은 아시안들이 모이고 경쟁 역시도 치열하기 때문에 아이의 성향에 따라 높은 등급의 학교가 반드시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종호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경우는 지난해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덕분에 8 점에서 9점으로 올라갔습니다.
Number of Students included in the 2010 Growth API | 2010 Growth | 2009 Base |
297 | 908 | 879 |
하지만 주변 다른 학교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점수가 낮은 편이기는 합니다. 제가 사는 이곳의 경우는 보통 학군이 좋은 곳으로 갈수록 아시안이 많습니다. 그런 아시안 부모님들의 교육열을 그대로 반영하듯 API 점수 역시도 백인 학생들에 비해 높게 나타납니다. 종호의 경우는 아시안이라기 보다는 아직 English Learner 에 속하게 됩니다.
또 눈에 띄는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숫자가 다소 높은 편인듯 합니다. 추측컨대 장애에 대한 공립학교의 문턱이 낮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아는 한국분 자녀의 경우 한국에서 자녀가 맹인 이였기에 장애인 학교를 다녔답니다. 헌데 자폐아 학생과 같은 반이 되어 일상적이 수업이 불가능했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답니다. 그렇게 미국행을 택했고 여기서는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공립학교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고 그 또한 부족하다 싶다면 사립학교를 보내게 됩니다. 각 주마다 재정이 힘들어 지면서 공립학교의 퀄리티가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로 사립학교로 움직이는 부모님들이 늘어 났다고도 합니다만 매달 감당해내야 하는 금액이 적지 않아 일반 부모들에게는 많은 부담입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초등학교를 등급을 매긴다고 한다면 찬성 보다는 반대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반대표를 던지는 사람 중의 하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가진 혹은 누리는 사람들이 치르는 당연한 댓가 때문인지 철저한 자본주의 사상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이런식의 공개된 정보가 당연시 여겨집니다. 가령 지나가다 2 층짜리 멋진 주택을 바라본들 그리 부럽지 않은 것이 그 사람들이 내고 있을 세금을 감당하면서 까지 무리한 소유는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