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동화책중에 앤소니 브라운이라는 작가가 쓴 My mum 이란 책이 있습니다. 책 내용은 우리 엄마는 으르렁 거리는 사자 보다 더 소리를 질러댈 수도 있고 노래,춤 그리고 요리도 잘 하는 못하는게 없는 엄마라는 거죠. 그게 어린 아이들이 보는 엄마의 모습인가 봅니다. 글쎄 제 기억에는 초등학교 5-6학년을 올라가고 사춘기가 오면서 그런 환상들이 하나씩 깨어 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몇일 전 종호의 숙제를 봐 주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종호가 묻습니다.
" 엄마 이거 이렇게 하는거 맞어?"
" 그럼 이거 맞는건데? 왜 ? 아닌거 같아?"
" 아니 저번에 엄마랑 한 숙제보고 선생님이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적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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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엄마는 한국말은 잘 하지만 영어는 종호처럼 배우고 있는 중이야. 그래서 엄마가 열심히 최선은 다하지만 틀렸을 수도 있어. 그래서 종호가 숙제 한거 선생님한테 보여주는 거야~"
얼마전에 숙제 중에 친구들 앞에 나가서 가을에 대해 이야기 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적어간 3 문장이 어색했거나 부족했나 봅니다. 이런 때문인지 얼마전에는 관사 "a" 의 경우 전 늘 "어" 라고 발음을 하는데 종호 말로는 학교에서는 " 에이" 라고 발음을 한답니다. 처음에는 절대 부정으로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자기는 집에서는 어 ~ 라고 하고 학교가면 에이~ 라고 발음 하겠답니다. 문득 감히 제가 절대 부정을 할수 있는 처지는 아닌 듯 해서 선생님께 물어보라고 이야기 해 줬습니다.
이미 종호는 엄마는 이렇게 하라고 하면서 왜 엄마는 그렇게 못 하느냐고 이야기 할때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다른 것 보다도 특히나 영어 앞에서 종호에게 엄마의 환상이 너무 빨리 깨어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제 에프터 스쿨에서 나오는 종호가 도시락 가방을 잃어 버렸나 봅니다. 교실을 몇군데 찾아봤지만 찾을수가 없어 선생님께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입도 뻥긋 못하던 녀석이 그래도 물어보기는 한 것은 기특하지만 종호의 영어가 막연히 잘 하겠지 많이 늘었겠지 생각 했다가 문득 기대 이하 ? 라는 느낌을 받고 나서는 물었습니다.
" 종호야~ 영어로 생각이 잘 안 났어"
" 아니~ 엄마가 옆에 있으니까 밥 생각 밖에 안나. 또 뭐 먹을까~ 그런 생각만 나서"
제가 "밥" 때문에 아이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나 봅니다. 끼니를 건네 뛰려고 할때, 제대로 앉아서 본인 정량을 마치지 못하거나 또는 맛 없는 런치의 경우 반 이상을 남겨 오게 되면 제 잔소리가 따라가게 되다보니 전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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