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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지금 내 삶은

by 낭구르진 2004. 5. 25.
전쟁이다.
(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간도 내겐 얼매나 금쪽 같은지...
내 품에 안겨 잠든 종호가 지발 깨지말기를..!! )

나의 착각이었다..
부산에 있을때만해도..
애기 뭐..키울만 하네 였다..

두 달만에 찾은 우리집에서의 만 하루...
내가 내린 결론은 욕심을 버리자...

밤새 오랜 장거리 여행 때문에 지친 탓인지 종호가 계속 칭얼댄다. 잠을 잔 건지 만 건지..출근하는 낭굴에게 바나나 우유만들어 대충 먹여 보내고..

종호가 운다...젖 먹이고 ( 종호 울음의 거의 90%는 배가 고파서 )
얼르고 달래 조금 잠 들다 싶어..
종호 옷가지 손빨래하고..욕실 청소하고..
끝났다 싶음..울 아들 또 밥 달라 칭얼댄다..
젖 물리고 또 잠시 재워 놓고..
배가 고프다..
한 동안 집을 비워 먹을게 없는데..맨 밥에 김치로 일단 먹어 고픈 배를 달랬다..
안 되겠다 싶어 요 앞 마트라도 가고 싶은데..
일단 종호를 간신히 재워 안고 집 앞을 나온다.
마트에 오긴 왔는데..들고 가는게 또 걱정이다..
아주 당장 필요한 국거리만 좀 사고 보니 이넘에 무우 ( 표준말은 "무")는 왜 이리 무거운 건지..
오늘따라 집까지 가는 오르막이 마치 설악산 울산 바위를 마지막 오를때 나오는 빨간 계단 마냥 버겁다.
집에 도착 후..종호가 깬다..우띠..
젖 먹이고...얼르고 달래고...
쇠고기 국을 끓여야 하는데..중간 중간에 종호땜시..대파, 콩나물, 마늘 등등을 다듬는데만 두어시간이 걸렸다..
결국 점심으로 먹고자 했던 식사를 준비하는데 걸린 시간이 4 시간이 되는 바람에 저녁이 되어 버렸다..
주린 배는 우유로 떼우고..
초인종이 울린다..
낭굴이다..
회식도 포기하고 아빠노릇 제대로 하겠다고 달려온 울 낭굴..
내 저녁 상의 아픔을 알까?
대신에..낭굴..설겆이를 대신 해 주겠단다..
늘 대신 해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가 저녁상을 내가 정리 다하고 결국에 밀린 설겆이 까지 대신해야 했던 아픈 과거가 있었지만..내 몸이 지치니 믿고 시켜볼란다..( 담날 아침..그니까 오늘 아침..말끔히 정리되어 있는 싱크대..고마버 낭굴!!)
다시 울어대기 시작하는 아들래미를 안고 들어가 젖 먹이며 곯아 떨어졌다...물론 다시 깨야 했지만...

두 달만에 찾은 우리집 거실 창 밖으로 보이는 산에 나무가 그새 자라고 색이 푸르게 변해 마치 정원을 보는 듯한데도..내겐 그런 여유가 없다..

내 만 하루를 겪기전에는 몰랐다..
애기 키우며 살림하는 엄마들의 고충을...
울 큰언니가 쌍둥이 키우면서 임신때 쪘던 몸무게랑 함쳐 40 킬로가 빠졌을때 알아봤어야 했다..우띠..
엉...엉...

시간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닥치면 하는게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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