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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먹거리

여름 김장

by 낭구르진 2010. 7. 13.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나서 맞이 하는 주말은 상대적으로 더 반갑게 느껴진다. 한국에서 지난 내 10여년간의 직장 생활동안 근무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사실이 얼마나 특권이였는지가 실감이 된다. 어쩌면 나보다는 더 주말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낭굴이였을텐데 안타깝게도 일에 발이 묶여 일요일에도 출근을 해야 했었다. 

 반면 나를 바쁘게 만든건 김치다. 지난주에 마련한 김치냉장고를 하루 빨리 채우고 싶은 욕심에 그리고 숙성메뉴를 테스트 해 보고자 하는 욕심에 너무 무리를 했다. 김치를 담아야 겠다 맘이 생겨버린 이상 성격상 (?) 담아야 했다.  토요일 이른 아침 부터 한국마켓을 찾아갔다 마켓 아주머니 왈~ 50 파운드보다는 70파운드짜리 배추가 좋아~ 라고 말씀하시기에 망설임없이 아니 겁도 없이 샀다.  

게다가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지 않던 한국 백오이가 파운드당 0.99센트로 뚝~ 떨어져있는게 아닌가? 맘은 안되는데는 외치지만 결국 내 손은 괜찮은 오이를 주워담고 있었다.  


아주머니 말씀대로 여름배추치고는 상태가 좋다. 헌데 그 양이 어마어마 하다. 내 한계는 배추 5포기에 불과 한데 몇포기인지 세어보지 못했지만 10 포기는 훨씬 넘는듯 하다. 웬지 무리한 느낌이 전해졌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일단 배추를 소금물어 재어 놓고 아이들을 데리고 수영장으로 나갔다. 그래서 맘껏 놀려야지 이 넘들이 낮잠을 자 주기 때문이다. 3시간 가량을 수영장에서 놀게 했더니 다행이 두 아이들이 다 잠에 골아 떨어졌다. 그런 틈을 타서 김치 양념을 준비하고 김치를 담았다. 양을 가듬하지를 못했던 터라 김치 속도 부족 했고 작업을 할수 있는 공간도 터무니 없이 부족했지만 어쨌거나 마무리 하고 3 통의 김치통을 가득 채웠다. 그때 시간이 밤 10시다.  

오이와 석박지를 위해 무를 절여놨었지만 고갈된 체력과 아이들의 인내심때문에 할수 없이 일요일로 미뤘다.



그리고 일요일 날 마무리한 오이소박이와 낭굴이 좋아하는 석박지를 끝으로 올 여름은 김치 걱정없이 보낼 수 있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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