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고서 가장 힘든것 중의 하나가 점심 식사 였습니다. 누구도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는 사람이 없었고 도시락을 준비해 간다고 해도 한국 음식의 진한 냄새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담아 가지도 못했습니다. 미국에는 왔지만 집에서 줄곧 한국 음식만 고집했던 탓에 뭘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아마 저 보다는 아직도 김치가 상에 없으면 허전해 하는 남편의 고충이 더 컸을 것 입니다.
남편의 경우는 처음에 볶음밥, 햄버거 혹은 유부초밥도 조금 시도해 보기는 했지만 전자렌지에 데워야 하는 번거로움도 싫어 했고 또 포만감도 없었고 그래서 안착한 메뉴가 김밥이 였습니다. 물론 김밥이라고 맘 편히 먹을수 있는건 아닙니다. 의외로 단무지의 강한 냄새 때문에 도시락통을 김밥 하나 꺼낼때만 열였다가 다시 닫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합니다. 여하튼 그 김밥을 거의 1년을 먹었습니다.
매일 김밥을 말다보니 우리 아이들은 김밥을 좋아라 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김밥이 지겨워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볶음밥, 카레등등으로 돌려가며 도시락을 싸오기도 하고 이제 제법 친분이 생긴 동료나 지인들과 나가서 먹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어느새 점심은 간단하게 떼우는데 익숙해 졌습니다. 특히나 바쁜 날은 간단하게 스낵과 머핀 하나로 허기만 가시게 하는것으로도 별 불편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캠프와 프리스쿨을 다니면서 하루에 4개의 도시락을 싸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자 남편이 김밥을 포기했습니다. 때마침 코스코에 뜬 " 컵우동" 을 먹어 보더니 점심으로 먹을만 하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금까지 3 개월을 줄곧 우동으로 점심을 떼우고 있습니다. 웬만하면 회사 식당에서 사 먹으라고 했건만 입맛이 안 맞아 못 먹겠답니다. 줄 서는 것도 번거롭다고 !
늘 우동만 먹는것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 이 우동~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전자렌지에 데울 필요 없고 뜨거운 물 한번 부워 면을 헹궈 주고 또다시 뜨거운 물 한번 넣어주면 끝입니다. 우동 냄새 정도는 익숙한 냄새라 민폐가 될만한것도 아니구요.
농심우동이죠
한국산~ 신대방동에 있는 농심에서 만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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