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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

설날 맞이

by 낭구르진 2011. 2. 1.
미국에 온지 불과 2 년이지만 음력 설날이 연휴도 아니고 함께 할 수 있는 친지가 있는것도 아닌 관계로 딱히 설날 기분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이러니 아이들은 전혀 모르고 넘어 가는게 음력 설날일텐데 올해는 그래도 한글학교 덕분에 조금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한복을 입고 오라는 토요일 아침 종호는 핑크색 바지를 왜 입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불만을 털어 놓았고 그 한복을 자기가 입겠다고 우겨대는 정현이까지 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쨌거나 둘을 설득시켜? 한복을 입혀 보냈습니다. 거의 80% 이상의 아이들이 한복을 차려 입고 또 대부분의 남자아이들 한복 바지가 핑크색이라는 사실에 안도해 했습니다.

장난끼를 보이지 않으면 이렇게 정색을 하게 됩니다.



엄마들은 각각 음식을 준비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행사가 처음이기도 했고 친구 엄마가 이미 준비해 둔 떡에 제 몫만큼의 돈만 준비해서 갔습니다. 저희는 백설기와 꿀떡을 주문해서 갔습니다. 음식이 넉넉해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먹고도 남았습니다.

식혜,약과,한과,떡,잡채,김밥,과일 등등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대로 부모님들 앞에서 큰절을 합니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센스있게 미리 준비해주신 쿼러 동전과 실리밴드를 새뱃돈으로 줬습니다



배를 불리고 세배도 하고 나니 저 한쪽에서 장구소리가 들립니다. 오랜만에 듣는 귀에 익은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헌데 종호는 시끄러워 죽겠다고 하더군요. 헐~



학교 마당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자 아이들이 준비한 춤을 공연해 주었고




또 연날리기 행사도 있고 제법 설날 분위기가 물씬풍기게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구나 짐작이 갔습니다.  
이 날만큼은 발론티어로 행사를 조금이나마 도왔고 평소 안면에 있던 담임 선생님께도 평소에 돕지 못했던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었습니다.  사실 지난 몇달간 토요일마다 한글 학교를 보내지만 눈에 띄게 한글이 느는 것 같지는 않았고 매주마다 쫓기면서 하게되는 종호의 숙제 때문에도 애나 어른이나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처음 학기를 시작하면서 선생님께서 한글을 가장 빨리 배우는건 엄마가 집에서 끼고 가르쳐야 한다고 그리고 학교에서는 한국 문화를 알아 나가는 거고 작은 한국을 일주일에 한번 경험하게 하는 거라고 했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한글 자체의 학업성취도가 낮은 관계로 한글 학교 2학기를 다시 수강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살짝 고민하기는 했었는데 그냥 할까 봅니다.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는걸 여전히 좋아라 하고 또 이렇게 나마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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