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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

바보엄마

by 낭구르진 2011. 6. 11.


웬만해서는 서두르는 법이 없는 미국 땅이란 걸 체험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일주일은 그런 느림 때문에 속이 터진 한 주 였습니다. 역시 인생이란 한치 앞도 모르는 법이라고 월요일 아침의 좋던 기분은 그 날 저녁으로 이미 마감했습니다. 평소 쓰고 있던 인터넷 + 집전화 서비스에서 제가 집전화를 취소 했습니다. 지난 2년 반을 지나왔지만 처음 2-3개월이 지난 후 엄청난 스팸 전화 때문에 전화선을 뽑아 버렸습니다. 평소 전화량이 많은것도 아니고 핸드폰 만으로도 충분했었기에 미루다 미루다 집전화를 취소했습니다.
헌데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기존에 쓰고 있던 인터넷 속도 6 메가를 1.2 메가로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그걸 다시 제자리로 만들기 위해 쏟은 인력소모,정신적인 피해와 전화비등등 피해가 막심합니다.
이래서 나이가 들수록 좋은일이 있어도 맘껏 누리기가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제 둘째 정현이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사실 졸업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좀 모자람이 있는데 일년 동안 다닌 프리스쿨의 반을 여름이 되면서 옮기게 되었습니다. 애벌레반 (Caterpillar) 에서 공벌레?(Rolly Polly)반으로 말이죠. 프리스쿨에서는 2세부터 6세까지의 아이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제일 어린 반 두반이 어제 졸업식을 했습니다. 아이들 연령대와 장소등등을 고려한 선택이였는데 칭찬해 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재롱잔치들 다녀봤지만 우리 애 나올때 아니면 참 집중이 어렵고 기다림이에 지치거든요. 헌데 이번 졸업식은 원에서 직접 야외 셋트장을 마련해서 (사실 아주 아담한 무대랍니다.) 단체로 아이들이 올라가 율동과 노래를 하더군요.

기본 연령대가 만 2-3세까지이다 보니 집중이 쉽지 않는거야 당연하지만 한국에서 종호가 했었던 재롱잔치와 비교하면 뭐랄까 과하게 ? 자유방임형이더군요. 사실 전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준비하는 선생님들도 그 준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무대의상도 딱히 없습니다. 입고 싶은데로 입으면 된답니다.
단지 애벌레모양으로 된 걸 만들어서 달고 오라더군요.
그리고 마켓에서 산 핑거푸드좀 들고 가면 되었습니다.


부실하게 만든 엄마표 애벌레 날개입니다.


단벌 드레스입니다.

자 이제부터는 바보엄마가 되겠습니다.
저 정말 이런 사람 아니였습니다.
종호때는 이러지 않았습니다.

무대가 시작되자 마자 울기시작하는 아이들도 생깁니다.

 

 

캘리는 역시 햇볕이 없는 그늘에서는 후디가 없이는 견디기 힘듭니다. 추위에 떠는 아들


헌데 우리딸....
 
공연이 끝나고...

Jennie you are so great
You did a good job
I'm so proud of you.

라는 칭찬을 주위에서 많이 받았습니다.
네 물론 여기 사람들 칭찬을 밥먹듯 그리고 누구에게나 한다는거 알고 있으면서도 내심 흐뭇한 마음..어찌 할까요? (임재범 버젼으로~)

자 ~ 인증 동영상 나갑니다.



네 ~ 심하게 자유분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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