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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

쇼핑이야기

by 낭구르진 2011. 10. 1.


금요일이다.
몇주간 나름 바쁘게 달려왔는데 오늘은 꽤나 여유가 있다.
출근과 동시에 사무실에 누군가 "당" 덩어리 도넛을 즐비하게? 차려 놓았다.
얼른 커피하나 집어 들고 그나마 설탕이 적은 넘으로 집어 들었다.
아~ 오늘 50여분간 힘겹게 걷고 달렸는데 한순간에 나무아무 타불이 되고야 말았다.

아침에 남편이 주말에 뭘 할려는지 물어본다.
애들 데리고 바닷가나 다녀오자고 했다.
바닷가 가면 딱히 돈 쓸일도 없고 애들 놀리기도 좋으니까..

남편은 미련을 보인다. 1 시간 거리의 아울렛을 다녀오고 싶은...
절대 감정 감추는데 있어 익숙하지 못한 내 얼굴은 이미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나름 남편은 뭐 딱히 안가도 되고 라고 말끝을 흐리긴 하지만 아.쉬.움.이 아주 아주 진하게 느껴진다.

처음 미국에 와서 놀랐다.
옷값이 어쩜 이리도 저렴한 것인지..
그래서 어쩜 지출이 줄 수도 있겠다 잠시 착각했다.

허....나...

3년 살아본 결과 더욱 자주 때로는 더욱 과하게 지갑을 열어두고 있었다.
굳이 이유를 살펴보면

  •  이건 뭐 때마다 핑계꺼리를 찾아 세일을 해 주신다.
    50%는 이미 기본이고 그 이상으로 팍팍~ 그러니 귀막고 눈감고 있지 않는한 쉽지 않다.
  • 언제든? 가능한 리턴제도..처음에는 좋았다. 뭐 이렇게도 리턴이 되는구나. 참 좋은 나라야.
    헌데 살다보니 리턴?을 염두해 두고 더 많이 더 자주 일단 먼저 사게 된다. 뭐 나중에 리턴하지 뭐..
    헌데 거의 리턴하는 법이 없다. 
  • 하루마다 돌려대는 건조기 덕분에? 짧은 시간동안 수명을 다 해준다.
    여기 저기 구멍나고 쭐어들기도 하고..
  • 옷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또한 사재기에도 능한 남편이 여기에 합세한다. 옷을 바꿔입고 간다고 절대 관심가지지 않는 직업이고 365일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는 사람이건만 어찌 그 욕심이 줄지를 않는건지 !
  •  여기에 딸도 한몫한다. 우월한 성장 발육의 결과 한 철을 입고 나면 다시 옷을 갈아줘야 한다. 하루 종일 프리스쿨에서 구르다 보면 하얀옷은 그 정체를 잃어버리기가 쉽고 분실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  마지막으로 귀가 얇은 나. 남편은 그런다. 한푼 두푼 아끼다가 다른곳에서 나가게 된다. 교통딱지 하나 받고 나면 벌써 몇백불이고 병원한번 다녀오면 또 한순간이다. 너무 아둥바둥살지 말자고 ~ 순간 혹~하게 된다.

    어쩜 모르겠다. 이러다 또 내일 남편 따라 갈수도..

우리딸의 우월한 성장발육을 언급하고 보니 기억에 남는 한마디 " 요즈음에는 저런애 잘 없잖아요"

무슨말인고 하니 지금 딸이 다니고 있는 프리스쿨에는 한국사람이 꽤나 많다. 그중 인사성 좋은 엄마가 정현이만 보면 "아휴~ 귀여워" 라고 언급한다. 헌데 난 막상 그녀의 돌도 안된 아기에게 한번도 귀엽다고 말한적이 없다. 참 못난 성격인데 나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 선척적으로 나와야 하는 모성애도 난 부족하다. 그래서 미안하다. 그래서 상대방이 우리 아이들에게 귀엽다라고 언급을 해주면 웬지 더 미안하다. 굳이 객관적인 기준에서 아주 이쁜 얼굴이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어서 또 더 미안하다.

몇일전 어김없이 " 아휴~ 귀여워" 그런다.
그래서 난 ' 귀엽긴요 얼굴도 크고~ 너무 튼튼하잖아요" 그랬다.
그녀가 그러더라 " 아니예요. 요즈음에는 저런애 잘 없잖아요"

무슨 뜻일까? 복스럽게 얼굴이 큰 오통통한 스타일의 아이들이 요즈음에는 정말 없다. 
하나같이 얼굴은 탁구공 사이즈이고 다리는 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질것만 같은 애들이 대부분이다.

요즈음 정현이는 "엄마, 나도 마들렌처럼 롱헤어 되고 싶어. 나도 마들렌처럼 드레스 입을래~" 마들렌이란 친구의 이름을 달고 산다. 마들렌은 순수 백인의 피를 물려받아 작은 얼굴에 파란 눈의 금발머리다. 많이 바라지도 않고 ? 길쭉하게 자라만 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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